2009년 07월 22일
어떻게 상담해 줘야하나...

왠만한건 거의 다 못하는 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못하는건 '상담'이다.
좀 믿음직스럽게 생긴 비주얼때문인지 아니면 공부도 잘하니 위로나 충고도 잘하겠다 싶은지 힘든 얘기들을 나한테 많이한다.
"~~ 어떠한데 내가 어떻게 해야 겠느냐?"하는 질문은 난이도가 낮은 편이고 "사는게 힘들어서 죽고만 싶다."라는 별 5개짜리
질문도 가끔 하곤한다.

원래는 내가 끼어있는 집단에선 거의 다 나랑 동갑인 친구들이거나 아니면 나보다 많게는 14살에서 적게는 2~3살까지나
다들 많아 내가 막내다 보니 가끔, 정말 가끔씩만 나한테 카운셀링을 요구했다.
당연 막내라 그리 어렵거나 진지한 얘기들은 아니어서 가볍게 답변해주기도 쉬웠고..

근데 학교에 와보니 다들 나보다 어리고 내가 어쩌다 리더가 되버려서 (아웃사이더의 대통령) 애들이 온갖 고민을
다 털어놓기 시작했다.
연애문제도 있고 진로문제, 집안문제 등등 장난치면서 받아넘기기엔 너무 진지한 질문들이라 대답하기도 너무 힘들다.
거기다 사실 난 비주얼만 온갖 산전수전과 풍파를 다 겪고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남자의 얼굴이지...
속은 그냥 하얀 도화지처럼 순수하기만 하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곱게 곱게만 자라서..
힘든 일도 없었고 스트레스도 안받는 성격탓에 골치아프게 머리썩고 속썩은 일도 없이 밝은 것만 보고 살아왔다.

그래서 우울하다거나 죽고싶다고까지 말하는 애들 고민엔 도저히 뭐라 해줄말이 없다.
내가 겪어봤어야 이렇다 저렇다 충고나 위로 해주기가 참 어렵다.
거짓말 못하는 성격에 격지도 않은 일을 그럴싸하게 아는 척하면서 대충 넘기는 것도 싫고...

아 가끔 좋아하는 애 있는데 고백도 못하고 끙끙 앓는 애들보면 내 입장에선 그냥 바보 병신같고..
그리고 우울해봤어야지 우울증걸린 애들한테 요래라, 저래라 가르쳐주지.. 휴~

나야 뭐 뭔일 있어도 맛있는 거 먹고 푹 자고나면 다 괜찮아져서...



* 웃기는 건 난 항상 듣는척하고 대충 넘기는데, 애들한테 카운셀링의 1인자로 소문났다는 거....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오반장 | 2009/07/22 22:07 | 나불나불 | 트랙백 | 덧글(9)
트랙백 주소 : http://badcat.egloos.com/tb/271456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Lucida at 2009/07/23 00:53
하하하... 굿 잡!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9/07/23 23:47
앗 좋은 직업.....
죄송 이런거 좀 좋아해서요....
Commented by 샤트레즈 at 2009/07/23 14:33
남 이야기 잘 들어주는것만 해도 훌륭한 카운셀러니까요ㅎㅎ

태그> 전초코렛먹으면다낫던데..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9/07/23 23:44
아아... 그러고보니 딴생각은 하지만 듣고있는 척은 하긴했네요 ㄲㄲ
Commented by chan at 2009/07/23 19:26
고기먹고 다 낫는 바로 그런 사람의 카운셀링을 받고싶은 거예요.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9/07/23 23:46
아~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겠네요...
그럼 고기먹는 방법을 가르쳐줘야겠군요!
Commented by freax at 2009/07/23 20:36
역시 진리는 고기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9/07/23 23:44
세상의 이치
Commented by ㅋㅋㅋ at 2009/08/06 20:20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 일요일은 나와함께 고기 ? ㅋㅋㅋㅋ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