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28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어르신들 말씀에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라는 말이 있다.
물론 맞는 말이고 좋은 말인것도 알고 있지만 사람 감정을 그렇게 딱 잘라 구분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나만 잘 못하는 거였었다.

요즘 수강중인 학원수업엔 40대 여자분이 한 분 계신다.
아직 결혼은 안하셨지만 누가 봐도 "못"한게 아니라 "안"한 것처럼 보이는 멋진 외모에, 좋은 직장.
거기다 착한 마음씨까지 가지고 계신다.
어떻게 착한지 아냐구하면 항상 수업시간마다 도너츠나 케익, 커피등 먹을 거리를 사다주시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어쨋든 최근 이런 여성분들을 보고 "골드미스"라 부르던데 내가 보기엔 골드미스 수준이 아니라
플래티넘 미스라고 불러도 전혀 호칭이 아깝지 않을정도다.
아마 오늘 수업때는 도너츠를 사 오실꺼 같다.

어제 점심시간, 그 분 일하시는 곳이 내가 있는 곳이랑 가깝고 해서 점심을 같이 먹을려고 그 분 회사로 갔다.
점심시간이라 여러직원들이 웅성웅성 몰려 나오는데 한 부서에서 거친 말과 울먹 울먹 거리는 여자목소리가 섞여 들렸다.
랩하듯 물흐르게 흘러가는 플로우에 섞인 욕설과 더블링을 맞춰듯이 욕설 끝에 맞게 울먹이며  예...예...
악마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아마 그런 모습이었음에 틀림없다.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서 같이 점심 먹지말고 도망갈까 생각했지만 만약 약속을 안 지켰다간
내가 악마앞의 소년이 될 꺼같은 느낌에 발도 못 떼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있었다.
한참을 화를 내고서야 화가 좀 가라앉는지 사무실을 나와선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어 보이셨다.
너무 무서웠지만 돈까스를 사주셨기때문에 다시 천사로 보였다.

다들 이런 모습을 숨기고 있는 건가... 혹시 Lucida님이나 플라멩코핑크님같은 OL분들도 회사에선
지옥에서 온 악마로 변하는 걸까..
아직 나는 소년이라 공과 사를 잘 못 나뉠꺼같다
아 지금 마귀할멈같은 과장님이 간드러지게 통화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다들 웬만큼 하는구나..

뭐 난 오늘 수업시간에 도너츠나 얻어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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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반장 | 2008/05/28 10:06 | 나불나불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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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ucida's Room at 2008/05/28 10:23

제목 : 프라다가 아닌 질 샌더를 입을 수만 있다면... 악..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난 악마는 커녕 한마디 해주고 싶어도 '꼰대'짓 될까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죠. 그 소리 듣는 그 아이도 아마 눈물 쏙 빠질만큼 잘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 이유없이 사람은 악마로 변하지 않습니다. 나이 서른 넘고보니 부끄러운 줄 모르고 저지른 부끄러운 일들이 눈에 보이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당연히 부끄러운 일인데 그런 줄도 모르고 저지르고 있는 어린 후배들이 안타까워 한 마디 해주고 싶어지지요. 그러나 그건... ......more

Commented by 댕기도리 at 2008/05/28 20:24
니가 아직 소년이가;;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5/28 21:37
응 아직 소년..
Commented by 하이염 at 2008/05/28 20:52
그런 녀석이 4주 훈련에서 애들 괴롭혔나??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5/28 21:37
무슨 얘기?????????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8/05/28 21:52
플래티넘 미스라..;ㅂ;
푸산에 잠시 살기도 했었죠'ㅂ'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5/29 09:08
글로벌하시군요..
글로벌은 여기서 쓰는게 아닌가..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8/05/28 22:59
아하하하하하~ 전 아직 그런 위치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어요 아하하하하~~~
아직 그런 일을 당해 본 적은 없는데... 정말 상상만해도 깝깝하네요. -_-;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5/29 09:07
꽤 충격이었지만 괜찮아요 ㅋㅋ
Commented at 2008/05/28 23: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5/29 09:09
괜찮아요, 도너츠를 사주시니깐요
Commented by chan at 2008/05/30 22:21
플래티넘은 도너츠로 가능한 것이로군요!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5/31 01:39
제가 좀 뇌물에 약해서 ^^;;;
Commented by 루리도 at 2008/06/03 10:12
한명의 플래티넘으로 인해 노총각이 한명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안습...ㅠ.ㅠ

ps.프래티넘미스에 맞서 제가 브론즈노총각이라 되어 남자 한명 구원해줘야...;;(<-안 그래도 그렇게 될 것을 선심쓰는양..orz)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6/04 09:03
아 많은 빛나는 미스들을 구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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