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6일
지옥의 오륙도
지난 주 토요일.
이번 겨울 중 최고로 추웠던 날. 역시 우리는(누네띠네와 쿠루비나) 자전거를 타기위해 나섰다.
웬만한 부산코스는 다 다녀왔기때문에 갈 곳이 없어 방황하던 우리는 누네띠네의 추천으로 오륙도로 향했었다.
그날 내 자전거 안장이 부숴져있어서 멀리가는 건 아직 무리였는데 누네띠네가 해운대나 태종대에 비해 가까워서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는 말에 우리 둘은 좋다고 따라나섰는데...
그게 지옥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었을줄이야...

언제나 그렇듯이 점심은 맥도날드에서 런치세트로 떼우고. 가까운 부경대구경도 하고
춥긴 했어도 그때까지는 평소처럼 즐겁게 자전거 타던 우리였다.
오르막길이 살짝 있었지만 누네띠네가 그렇게 좋다고 하던 오륙도가 가까이 있다는 말에 힘내서 도착했는데..
웬걸?
공사중인 아파트단지만 있는데다 길은 포장이 안되어서 방심하다가는 넘어질지도 모르겠고..
그날따라 바람은 얼마나 불던지 자전거에 타고만 있어도 바람이 밀어주는 바람에 시속 30km에 가까운 속도로 무섭게 내리막길로 내려가는데다가(거의 굴러떨어지듯이...) 심하게 부는 바람때문에 쓰고 있던 모자까지도 날라가고 공사판에서 날라오는 흙먼지는 입으로 들어오지, 웬 차들은 어찌나 위험하게 달리는지 역주행하다가 치일뻔까지...
그래도 조금만 더 가면 좋은 곳이 나온다는 얘기에 열심히 달렸지만 도착해보니 이거 뭐...
아파트 만든다고 다부숴버린 집들이랑 공장들뿐...
지금까지 갔던 곳들 중 정말 최악의 장소였다. 거기다 섬이라서 바람은 어찌나 쎈지 목도리랑 모자도 날라갈려고 하고
세워 둔 자전거들도 날라갈려고... 48kg의 누네띠네도 자전거랑 같이 날라갈려는 걸 우리가 목도리를 묶어서 겨우 안날라가고
버티고 있었다.
심한 흙먼지와 바람때문에 사진찍기도 힘들어서 겨우 겨우 찎어왔는데...

앗... 사진에서는 그 처참한 모습들이 안나온다.
바다에서는 물보라에 육지에서는 흙먼지까지... 렙 낮은 우리들은 블리자드에 어쩔줄 모르고 있었는데...
결국은 자전거 질질 끌면서 지옥 탈출.

그 뒤에 집으로 가는 길에 누네띠네가 좋은 길이 있다고 해서 그 길로 갔더니..

맙소사.. 다 부숴진 공동묘지다.
묘비들도 부숴져있고 무덤들은 반쯤 파져있고.. 낮인데도 눈 앞에 원귀들이 보이는...
거기다 오르막길 크리까지...

트렌치코트의 누네띠네.
바람때문에 날라갈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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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반장 | 2008/01/06 20:52 | 자전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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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쿠루비나 at 2008/01/06 21:23
제대 하고 최고로 욕많이 많이 한날이내
Commented by 슈3花 at 2008/01/06 21:26
쿠루비나님 리플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오륙도 주변정리가 좀 되면 다시 가보시는건 어떠하실런지요 ㅎ
Commented by 오반장 at 2008/01/06 22:17
쿠루비나// 자전거 탄 일이 처음으로 의미없다고 생각했던날이다.
슈3花// 이제 오륙도는 사진으로도 보기싫어요 ㄷㄷㄷ
Commented by SERIN at 2008/01/07 13:32
...무서운 곳이군요 오륙도라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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